반도체 호재 무색…주요 단지 1대 1 하회
공급량 지난치게 높고 업황 둔화도 한 몫
평택·이천 미분양도 악순환…시장유동성 옥죄
고분양가 부담…2단지 84㎡ 1단지比 5~6천만↑
반세권’으로 주목받던 용인 부동산시장이 신규 분양단지들의 저조한 청약경쟁률로 깊은 고민에 빠져 들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용인지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며 이른바 ‘반세권’(반도체 산업단지 인접지역) 프리미엄이 부각된 곳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60조원, 122조원을 투자해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등 대규모 고용창출과 인구유입에 따른 주택수요가 기대됐다.
이에 건설사들도 신규 분양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미분양이 속출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용인마크밸리’는 599가구 모집에 278건이 접수해 0.46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단지’도 1630가구 모집에 634건이 청약해 1대 1미만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처럼 용인 청약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은 반도체 투자 기대감에 공급량이 크게 늘어났지만 실제 수요와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용인 처인구의 경우 적정 입주물량은 1398가구였지만 실제 입주물량은 지난해 9309가구로 공급이 적정량을 7배 가량이나 초과했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둔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P5) 건설중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허가 지연 등이 맞물리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진 것도 주요 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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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인근 평택, 이천 등 다른 반세권지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기준 평택은 5281가구, 이천은 1610가구의 미분양이 쌓여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마찬가지로 반도체 투자 기대감에 한때 공급이 급증했지만 실수요가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2023년 하반기이후 용인 분양시장이 전반적으로 경쟁률 부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천·평택 등 경기남부권 미분양물량이 누적되며 시장유동성에 제약으로 작용해 용인 분양시장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높은 분양가도 부담이다. 지난해 8월 분양한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 84㎡는 5억3650만~5억9980만원에 공급됐는데 2단지 전용 84㎡는 이보다 비싼 5억9700만~6억4900만원에 분양됐다. 1단지는 청약 당시 경쟁률 1.23대 1을 기록하고도 계약까지 이어지지 못해 분양완료까지 반년 넘게 소요된 바 있다.